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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7.31 10:00

경제에는 호황과 불황이 있다. 호황기에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경제가 잘 돌아가지만 불황기에는 돈줄이 막히고 경제가 어려워 삶이 퍽퍽해진다. 이러한 경제 상황이 교회에도 적용된다. 호황기에는 교회들이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겨 예배당을 확장하거나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에 골몰한다. 하지만 불황기에 교회들은 몸집을 늘리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더 신경써야 한다.

요즘 대형교회들이 너도 나도 경쟁이라도 하듯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교회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은행 돈을 마구 끌어다 쓰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판교 신도시에 지상 7층, 지하 5층 규모의 초대형교회를 신축한 C교회는 3년 전에 완공하고도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결국 경매에 붙여지게 됐다. 이 교회 건물은 감정가 526억원이라는 종교시설로는 경매 사상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춘천의 모 교회는 최근에 100억여 원에 팔렸지만 교인들이 건축과정의 자금 운영이 투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목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교회들이 예배당을 무조건 크게 지으려는 것은 교회 성장을 교인 숫자와 건물의 크기 등 외형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예배당을 크게 지어야 교인들이 몰려오고 빚을 내어 무리하게 지어도 하나님께서 알아서 다 채워주신다는 안일한 생각을 믿음으로 착각한다. C교회도 신도시에 교회를 크게 지을 경우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신자들이 몰려올 것을 예상해 무리하게 건축을 했다가 은행 빚 수백억 원을 못 갚아 경매로 넘겨지는 신세가 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독교의 금융권 대출액이 4조 4,60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단체 가운데 교회가 은행에서 대출을 압도적으로 많이 받았다. 당연히 대부분 예배당 건축과 관련한 대출이다. 빚더미에 오른 종교시설은 해마다 늘어, 경매에 넘어간 것만 해도 5년 전 181건에서 작년 312건으로 70%이상 급증했다. 이 또한 대부분 교회 건물이다.

2000년대 이후 교회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신자 수가 줄어들면서 교회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큰 교회는 더 커지고 작은 교회는 급기야 문을 닫는 소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매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교회 건물 수 백 개가 매물로 나와 있다. 그럼에도 교회의 금융권 대출은 줄기는커녕 더 증가하고 있다. 갈수록 교인들 수는 줄고 있지만 신학교에서 배출하는 목사의 수는 오히려 늘어나면서 무리한 교회 개척과 재건축이 더욱 빈번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막대한 돈을 대출 받아 예배당을 지은 교회들은 한국 경제가 조금이라도 경색되면 함께 흔들리는 위험을 안고 있다.

한국교회는 30년 주기로 교회를 확장하거나 새로 짓느라고 엄청난 돈을 쓴다. 그러다보니 정작 교회가 해야 할 선교와 구제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그러나 건강한 교회라면 절대로 막대한 은행 대출을 등에 업고 초대형 예배당 건축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다. 그 재정적 부담은 결국 교인들의 몫이 되고 목사의 설교는 헌금을 강요하는데 치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 교회의 신화를 믿고 앞 다투어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교회들이 경기 침체에 하루아침에 매물로 전락하는 모습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일그러진 또 다른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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