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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희 목사] 한국교회 희망을 쏘다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7.31 09:58

   
▲ 이규희 목사
한국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린 채 표류하고 있다. 초기 한국교회가 보여줬던 ‘사랑의 종교’란 타이틀은 온데간데없이 사회적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소외된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을 건네는 것보다 교회의 외형을 화려하게 치장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한국교회를 향해 희망의 불꽃이 꺼졌다고 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의 불꽃을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다. 초기에는 병원과 학교를 세워 소외된 이웃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고, 일제치하에서는 항일의 상징이기도 했다. 민족분단의 서글픈 역사 속에서는 피로 대신한 순교정신을 만천하에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의 이익보다 남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믿음의 종교, 신뢰의 종교가 바로 한국교회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희망의 불씨는 활활 타올랐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말만 앞서고 행동은 뒷전이 됐고, 기복주의적인 무당종교에 빠져 버렸다. 무엇보다 종교를 단순한 돈벌이의 수단이나 정치, 권력의 매개체로 삼는 등 세속적인 놀음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한국사회를 구원했던 살아있는 설교 메시지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죽은 설교가 판을 치는 시대가 됐다. 죽은 설교는 한국교회를 멍들게 했고, 한국교회에 진정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 WCC총회를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가 격하게 충돌해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의 한국교회를 더욱 바닥으로 치닫게 만들고 있다. 둘이 합쳐도 모자를 판에 둘로 쪼개져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워 이대로 놔뒀다가는 한국교회 전체가 산산조각이 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결국 한국교회는 짧은 기간 동안 무한한 성장을 이뤘지만, 오만과 자만에 빠져 스스로 좌초하는 위기에 몰린 것이다.

더욱이 작금의 한국교회는 메가처치 현상에 빠져 있다. 현재는 비록 전체 교회의 1%만이 메가처치로 불리지만, 나머지 99%마저 메가처치를 지향하고 있는 형편이다. 올곧은 목회와 살아있는 설교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대형교회를 향한 끝없는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말 그대로 한국교회는 세상의 축소판으로 전락해 버렸다. 성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세속적인 세상사와 무엇이 다르랴.

오락가락하는 장맛비가 가시고, 긴 무더위가 지나가듯이 한국교회도 그동안의 과오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해야할 시점에 서있다. 이제는 과거 희망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던 한국교회를 기억하고,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생명, 정의, 평화, 사랑이 넘쳐나는 종교로 회귀해야 한다. 세상에 눈이 멀어 잠시 내려놓았던 희망의 공을 높이 쏘아 올릴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더 이상 잿빛으로 물든 한국교회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빛으로 감도는 한국교회의 본 모습을 찾아야 한다. 한국교회에 있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진보와 보수의 다툼도 아니요, 교회의 외형적 크기도 아니요, 소외된 이웃을 향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던 사랑의 종교로 거듭나는 것이다.

예장 우리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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