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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연극이 포션을 제일 많이 가져가겠군요”「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퇴색된 자율성」이라는 논문 화제
강성민 리뷰위원 | 승인 2016.01.27 15:45

지난 2007년이었나? 문화예술위원회의 제1기 위원장이었던 문학평론가 김병익 선생이 돌연 사퇴했던 사건이 있었다. 사무처가 위원회 승인과정 없이 시행한 사업의 규정 위반 여부에 분쟁이 발생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정부 산하 한국문예진흥원에서 민간 중심의 자율성을 갖춘 합의체로 거듭난 문화예술위원회에 걸었던 기대가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에도 문화예술위원회는 계속 그 형태를 유지해왔고, 예술에 대한 각종 지원도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잡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연극을 위원회 산하 단체에서 저지하는 행동을 한다든지 등 갈수록 정부의 영향력 안에 재흡수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런 시점에 문화예술위원회의 존재를 비판적 물음에 부친 연구논문이 발표되어 눈길을 끈다. 성연주 서울대 사회학 석사가 『경제와사회』(2015년 12월)에 발표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퇴색된 자율성」이라는 논문이 그것이다.

성 씨는 이 논문에서 문화예술위원회가 어떻게 자율성을 잃어갔는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시간의 추이에 따라 살펴보고 있다. 그 핵심은 아래와 같다.

 

장르 이기주의의 대두

 

논문에 따르면 “위원회 1기는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무용, 전통예술, 문화기획 등 전 분야에서 고루 위원을 선발했다.” 그런데 특정 장르 위원의 영향력에 따라 장르별 지원액 편차가 크다는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면 결국 또 연극분야가 포션을 제일 많이 가져가겠군요.”(31차 회의록 2007.4.6. 중 무용 담당 위원 발언)

회의 때마다 갈등이 불거져 나왔다. 이것이 지속되자 장르별 소위원회는 폐지되었고 예산은 동일하게 배분한다는 원칙이 세워졌다. 아예 잡음을 없애자는 결정이었는데 성 씨는 이것이 “과연 문화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원래 비전에 적합한 변화였는지는 의문이 간다”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개입으로 인한 문제들

 

더군다나 2008년 정권이 바뀌자 보수 일색으로 교체된 위원들은 1기 위원들이 세워놓은 정책의 대부분을 삭제하거나 개편했다. 특히 ‘기초예술’이라는 용어를 한국작가회의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로 없애버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2기 김정헌 위원장을 임용 2개월만에 해임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 결정이 무효라는 법의 판결에 따라 두 명의 위원장이 함께 재직하는 희한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게다가 2010년 2월에는 작가회의에 불법시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 정부 보조금 3400만원을 주겠다는 공문이 파란을 일으켰다. 작가회의는 거부하고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관변 논리가 지배하면서 예술위의 실질적 자율성은 사라지고 존립을 둘러싼 다양한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기금운용심의회를 분리하여 운영하면서 전체 기금운용에 대한 틀과 골자는 심의회에서 결정하고 위원회는 사업별, 장르별 분배 수준을 조정하는 부수적 결정에만 머무르면서 자율성의 제도적 파탄은 정점에 이르렀다.

 

복지 패러다임으로 전환한 속사정

 

이후 문화예술위원회는 정부 주도하에 운영이 되었는데 또 한 번 크게 그 위상에 금이 가게 되었다. 기금 부족으로 복권기금과 경륜경정 수익금을 가져왔는데, “복권기금의 역진성 조항 때문에 사업지원대상을 소외계층에 한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한 것이다. 그리하여 관련 사업이 ‘예술창작지원’ 사업을 압도하게 되었다. 이는 예술의 “창작”과 실질적 “생산”을 위해 존재해왔던 문화예술위원회의 기반이 완전히 흔드는 것이다.

필자의 지적을 들어보자. “예술창작을 통한 사회 전반의 문화향수 증대는 예술위의 명목적 목표일 뿐 실질적으로는 국가의 의사결정과 실제 운용 가능한 자원에 종속”된 것일 뿐이다.

향후 1~2년 내에 문화예술기금은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후 한국의 예술지원 제도는 또 어떤 방향을 모색해야 할지, 예술지원의 제도에 대한 제도이론적 접근과 역사적 추이 분석 등은 논문을 직접 읽어볼 필요가 있다.

강성민 리뷰위원  review@bookp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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