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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범죄의 실체와 방향성조선족 범죄의 사회문화적 접근
최종원 리뷰어 | 승인 2018.03.11 06:29

한국에서 조선족이 저지르는 범죄는 일반 범죄에 비해 다르게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다. 이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가해자에게 집중되어서 그렇기도 하고,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 고조된 조선족에 대한 혐오와 공포도 그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분위기는 자칫 집단적 감정상태를 불러 일으켜 가해자와 피해자의 정확한 범행 관련 사실들이 묻히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범죄의 사회구조적인 원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에 임광순 연구자「국내 조선적 범죄의 실제와 방향성」(『역사비평』, 2015년 5월)을 통해서 조선족 범죄의 추이를 살펴보고, 통계에서 추산된 조선족 집단의 모습과 최근 발생한 조선족 살인사건의 상관관계를 사회문화적으로 접근한다.



조선족과

한국사회


조선족은 그 특성상 다른 국적의 외국인보다 안정적으로 한국 이주가 가능하다. 2001~2015년 사이, 국내의 조선족 수는 무려 48만여 명이 증가하였다. 이는 정책 변화에 힘입은 것이다. 조선족에 적용되는 연수취업제(2001), 특별고용허가제(2004), 방문취업제(2007) 등의 정책은 조선족의 한국 정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조선족은 어떠한 형태로 한국사회에 자리잡았을까? 조선족은 다른 외국인과 달리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인적 자본 형성이 유리하다. 즉 다른 이주민보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 이는 발달된 사회적 네트워크가 쉽게 형성된다는 점을 의미하고, 조선족만의 비공식적 경제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또한 국내에 체류 중인 성인 외국인은 일반적으로 20~34세 청년층이 많다. 반면 조선족의 경우 45~54세가 중심이다. 4~50대 중장년층이 다수라는 점도 다른 외국 출신의 이주민들과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범죄통계와

범죄발생의 경향


이주와 범죄는 오랜 산업 국가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새 이주 노동자는 그 사회의 가장 낮은 계급층이며, 사회적으로도 불안한 존재로 취급받았다. 국내의 조선족 범죄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접근 가능하다. 이주와 범죄는 국가,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데, 그렇다면 통계로 확인되는 조선족 이주민과 타 이주민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외국인이 범죄를 많이 저지르는 것 같다는 편견이 한국인들 사이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은 지적되어야 한다. 2007~2011년 사이의 한국인의 범죄율은 외국인보다 매우 높다. 편견과 달리 외국인의 범죄율은 한국인의 절반 정도로 확인된다. 그러나 외국인의 범죄율은 낮은 편이지만 증가세는 뚜렷하다고 한다. 2001~2011년 사이, 국내 체류 외국인의 경우 246%가 증가하였고, 검거된 외국인 범죄는 627% 증가하였다. 이러한 수치들에 대해 사회경제적 조건, 정부 정책 등을 고려해야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적별

범죄 피의자 추이


외국인 범죄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성 조건과 가해‧피해의 양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연구자는 2011~2013년 국적별(한국, 중국, 그 외 외국) 범죄 피의자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강력범죄와 폭력범죄는 중국인의 폭력적 이미지를 생산하는 주원인인데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중국인의 전체 범죄율은 외국인 전체보다 약간 높고 한국인보다는 낮다.

② 중국인의 강력범죄비율은 3년 평균 10만 명당 33명이다. 한국인은 평균 48명인데 중국인의 강력범죄비율은 한국인의 68%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외국인 강력범죄자 비율 42명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③ 중국인의 폭력 범죄자 숫자는 735명이다. 이는 외국인 평균(548명)보다 134% 높은 수치이며 한국인 평균(752명)의 98%로 한국인의 폭력범죄비율에 가까워졌다.



직업군을

기준으로


경찰청 통계에는 국적별 직업에 대한 기록은 없었다. 외국인 직업을 중국인의 문제로 바로 연결시키기는 어려우나 외국인 혐오와 공포를 부추기는 외국인 강력‧폭력 범죄의 직업군을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에 따라 산출된 상위 5개 직군은 무직자, 일용노동자, 일반회사원, 기타 피고용자, 공원(工員) 등으로 상대적으로 경제적 지위가 낮은 직군들이었다.

 

그렇다면 같은 시기 한국인의 경우는 어떨까? 마찬가지로 무직자, 학생, 일반회사원, 기타사업자(자영업), 일용노동자, 피고용자 등의 직군들이 대표적이었다. 학생, 기타사업자(자영업)과 같이 인원 구성이 적은 직업군을 제외한다면, 외국인 범죄 직업군과 유사하다. 즉 국적과 상관없이 무직자는 강력‧폭력범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범죄자의 국적보다 경제적 곤궁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조선족 범죄의

방향성과 의미


조선족은 이주민이면서도 한국인과 같은 민족적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면적 성격을 지닌다. 그런데 한국의 대중매체와 언론은 의도적으로 조선족을 위계화된 민족담론 최하단부에 배치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조선족 ‘박○○, 김○○’과 같은 조선족 범죄사건에서 범죄자의 신상은 언론에 쉽게 공개되지만 ‘서초모녀살인사건’과 같은 사건에서 한국인 피의자 강씨의 신상은 비공개되었다. 이는 국적에 따라 피의자를 차별하는 면이 분명히 있음을 볼 수 있는 사건이며, 차별은 확실히 조선족 가해자의 모습만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이 사회는 가해자가 조선족이냐, 한국인이냐 하는 질문에서 벗어나야 하며 조선족 폭력의 피해자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1994년 이후 외국인 범죄 피해자의 공식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선행연구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언론은 조선족의 조직폭력을 문제화하지만, 실제로 다른 외국인 범죄집단과 비교해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사회경제적 조건과

조선족의 범죄
 

조선족은 한국 노동시장에서 낮은 위치를 차지하며, 조선족 이주 노동의 형태는 젠더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그들은 대체로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비정규-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며, 조선족 중 다수인 중장년층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열악한 노동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왜 한국으로 이주하는가? 그 이유는 중국 개혁 개방의 부작용과 개인 생애주기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 개혁 개방으로 조선족의 농촌 마을은 비농화되고, 조선족들은 도시-농촌의 격차와 비농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 이주를 한다. 중장년층이라는 시기는 자녀, 부모부양, 결혼자금 등을 위하여 목돈이 들어가는 시기이다. 이렇듯 조선족 가족은 근래 크게 변화하였으며, 가족 개념이 해체되거나 변화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조선족 가족은 해외 이주한 개인이 가족에게 송금을 하는 식으로 해서 초국가적 가족이 되어버린다.

 

특히 남성의 경우 송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가부장’으로서의 명예로 인식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어떤 이유로든 송금을 못하게 된다면 어떠한가? 그 가장 남성은 가족 내 성역할 및 정체성에 위기를 느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폭력‧강력범죄의 피의자는 무직자가 가장 많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최고범죄율은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에 도래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점차 감소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90년대 중반 이후 특정 세대의 범죄율이 가장 높게 유지된다. 그 세대는 바로 ‘베이비붐 세대’이다. 특히 가족살해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

 



국적이 아닌

사회적 지위가 문제
 

한국과 조선족은 이러한 점에서 유사하다. 중장년층은 일반적으로 경제적 부담을 짊어진 가장이다. 그들에게는 경제력을 상실하는 일이 가장 큰 비극이다. 경제적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못한 가부장에 의해 처참히 살해당한 사례가 많다. 흔히 박○○사건, 김○○사건이라 하는 것도 그 자체로는 조선족의 폭력성을 설명하는 데에 아무런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반인륜적 범행 매커니즘은 조선족만의 것이 나닌, 오히려 한국에 거주하는 중장년층 조선족과 한국인이 모두 느끼는 정서적 불안과 그에 따른 폭력의 결과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박○○사건, 김○○사건이라 하는 조선족 범죄 사건은 정상사회의 특수한 사건이라기보다 비정상 사회의 일반적 사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김판준, 「중국동포의 한국 이주 및 체류 유형 변화에 대한 연구」, 『재외한인연구』 32, 2014.

채영길, 「한국 보수언론 및 온라인 커뮤니티의 이주노동자 재현과 갈등 은유 분석」, 『한국언론학보』 58(4), 2014.

 

최종원 리뷰어  zwpow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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