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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모델’은 일자리 창출의 모델이 될 수 있는가공공부문과 노동시장 정책에 대한 비판적 고찰
김종현 리뷰어 | 승인 2017.11.30 14:54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약속하는 등, 공공부문 고용의 확대를 강조해왔다. 실제로 OECD평균의 공공부문 고용비중은 21.3퍼센트인 것에 비해 한국은 7.6퍼센트로 그 비중이 3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공공부문 고용 비중이 높은 국가는 대체 어떤 식으로 노동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알지 못하다 보니, 국가 경제가 그런 조건 하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의 모범 케이스를 찾아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공공부문 고용이 가장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스웨덴을 그 출발점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기사 스웨덴은 우리나라의 누구에게나 ‘복지의 땅’으로 그려져있고 당연히 공공부문도 탄탄하고 안정적일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스웨덴은 실제로 공공부문 고용인원이 28.1퍼센트로 OECD 내에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1960년대부터 경제위기를 맞았던 1990년대에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어떻게 이렇게 유지가 탄탄히 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유지는 정말 실속이 있는 것인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라도 스웨덴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 겉보기와 달리 스웨덴의 공공부문 일자리 모델에 결함이 심각히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반면교사로 삼을 것은 없는지에 대해서 논해보는 것 또한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논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따라서 오늘은 스웨덴 공공부문 일자리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보를 제시하는 송지원, 「스웨덴의 공공부문 일자리」, 『국재노동브리프』 15(7), 2017를 리뷰를 통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스웨덴 공공부문
일자리의 특성

스웨덴 공공부문은 크게 중앙정부 부문과 지방정부 부문으로 나뉜다. 전자는 국방, 사법, 고등교육, 중앙행정을 담당하는 반면 후자는 지방 내 교육, 보건 서비스, 노도인 및 장애인 돌봄 등 사회서비스를 담당한다. 사회복지와 복지국가의 형성은 스웨덴에서 특히 1970년대에 비약적으로 확대된 것인데, 이때 공공부문 일자리도 증대한 것이다. 1965년에는 공공부문 고용이 15퍼센트였는데 2013년 현재 28퍼센트이니 공공부문 고용의 비중은 상당히 폭발적으로 증가해왔다.

물론 이러한 증가세는 순탄한 증가세였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초 스웨덴 경제위기 이후 스웨덴 공공부문 노동시장은 재정건전화를 목표로 삼은 구조개혁을 거치면서, 1990년에서 1997년 사이에 47000명 가량의 중앙정부 노동자들이 해고됐고 지방정부에서도 일부 해고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탈규제와 민영화로 인해 일자리가 민간으로 이관되는 부분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후에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의 사회서비스 권한 이관이 이뤄지면서 고용인원이 중앙에서 지방정부로 이전됐다.

또한 공공부문 보수 및 급여체계에 성과급 체계가 광범하게 도입됐고, 연공급제가 많은 부문에서 폐지됐으며, 임금체계의 결정권한이 일원화되지 않고 각 작업장으로 분산화됐다. 이에 따라 임금이 분산화가 많이 이뤄지게 됐다.

또한 1990년대 스웨덴에서는 기간제와 파견제 노동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변화였다. 이는 2000년대 후반부터 15~17퍼센트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민간영역의 기간제 노동자 비율(16퍼센트)보다 약간 높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기타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에서 시간제 근로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의료보건서비스 부문에서는 정부의 노력에 따라 전일제 근로가 늘어나고 있지만 말이다. 스웨덴 정부는 “기간제 근로자와 같은 단기 근로자를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노조와 지방정부 연합과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78쪽) 이는 단기 노동자들도 숙련을 형성케 하고 노동시장에 장시간 머무르게 하고 활용하기 위함이다.

한편 스웨덴은 민간부분에 비해 공공부분에 여성 노동자의 비중이 유독 쏠려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성별 간 직종분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노동 시장 내의 젠더 격차를 보여주는 부분으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민간부문과 차이가 없는
공공부문 일자리

이상에서 보다시피, 스웨덴의 경우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노동시장은 민간기업 노동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복지국가의 나라 스웨덴에서 일어나는 일치고는 제법 의외의 일지만 말이지만 말이다. 이는 법적 지위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에는 민간기업과 공공부문의 노동자가 확실히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차이가 있는데 스웨덴에서는 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나 스웨덴의 경우 공공부문에도 종신고용이 없고 고용보장은 오직 노동자의 노력과 성과에 달려있는 형태이기도 하다. 채용과정 역시도 민간부문의 채용과 마찬가지로 이뤄지며, 별도의 시험이나 채용방식이 유형화 돼있지도 않다.

그런데 이상의 스웨덴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보다 보면, 공공부문 고용 비율이 높아서 그 나라의 노동시장과 고용정책,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재정정책들을 모델 삼아 우리가 참고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측면이 많아 보인다고 생각한다. 논문의 저자는 한국에서는 스웨덴처럼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려고 한다면 경직적인 노동시장 제도를 해결해야 하고 또한 재원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우리가 다른 측면을 고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는 것은, 민간 부문이 워낙 일자리 창출을 더디게 하고 있을뿐더러, 민간부문에서 제공하는 일자리 중에서 불안정∙비정규직∙저임금 일자리가 필요 이상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하게 경직적인’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급제가 아니라 연공급제가 도입돼 고, 종신고용이 보장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뤄지고 있는(그리고 그러기로 약속된) 부분인 바로 그 공공부문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스웨덴의 공공부문 일자리 모델을 이야기하면서 ‘공공부문 일자리를 높이기 위해서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하는 것은 그와 같은 경제사회적 정책의제가 나온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혹은 호도하는) 다소 기이한 논리전개다. 오히려 우리가 이 논문에서 제시된 수치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들을 통해 도출해야 하는 것은, 공공부문 일자리의 ‘수치’가 높다는 이유로 무작정 ‘스웨덴 모델’을 따라할 생각을 하고 봐서는 안 된다는 것 아닐까? ‘양’을 위해 그 ‘질’을 포기하는 것은, 즉 민간부문 일자리와 전혀 구분이 되지 않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은 것은 과도하게 유연화된 노동시장에 제약을 가해야 하는 한국경제의 문제해결을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하다. 요컨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소득 불평등, 그리고 거기에 기여하고 있는 노동시장 불평등, 이와 연결된 가계부채 문제 등의 거시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공공부문 일자리가 대량 창출될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 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 고용의 문제에 대해서도 한 마디를 보태자면, 적어도 ‘한국적 맥락’을 하나 더 따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민간 부문에서 여성 취업자에게 불리함이 있다면, 일단 여성 취업자가 공공부문에 불비례하게 많아지는 것도 ‘성별분업’을 강화하는 효과를 장기적으로 낳기야 하겠으나 단기적으로는 이것이라도 개선이지 않을까 싶다. 이 논점은 본 리뷰에서 주되게 다룰 점이 아니니 길게 언급하진 않겠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Stig Montin,「 스웨덴 공공부문 개혁과 노사관계」,『국제노동브리프』 3(5), 2005

김인춘, 「세계화, 유연성, 사민주의적 노동시장체제 스웨덴 사례」『한국사회학』38(5), 2004

 

김종현 리뷰어  mrkim_sa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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