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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소득 불평등, 현실과 대안을 논하다양상, 원인, 해결 방안에 대한 짤막한 리뷰
김종현 리뷰어 | 승인 2017.11.19 15:10

최근 ‘적폐청산’이라는 의제 하에 추진되는 다양한 정책 중에는, 정치권의 기득권 청산 또한 있지만 노동자∙서민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정치경제적 폐해들을 일소하는 작업들 역시 큰 틀에서는 그에 포함될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나 임금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책안 등을 내놓고 있기도 하지만, 노동계 등은 이것이 여전히 불충분한 대안임을 지적하고 나서는 등 소득 불평등에 대한 대안 논의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이런 상황에서 홍민기의 「소득불평등: 현황과 대책」(『노동리뷰』 146, 한국노동연구원, 2017)은 짧지만 풍부한 데이터를 담고 있기에 리뷰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이를 간략히 소개하고, 본인의 생각을 간단히 덧붙여보고자 한다.

 

소득 불평등
전개의 양상

저자에 따르면, 2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최상위 10% 소득집단의 소득비중은 1999년 32.9%에서 2015년 48.5%로 늘어났다. 이는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며 일본, 영국, 프랑스, 스웨덴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한국은 여타 영미권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소득불평등이 증가했지만, 그 양상은 다르다. 영미권 국가들은 최상위 1%소득비중이 매우 크며(미국 21.2%, 영국 12.8%, 8.6%, 일본 10.5%), 그 비중의 급격한 증가가 불평등 증가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큰 반면에, 한국은 그 비중에 크지 않다(14.2%). 반면에 하위 50%의 소득집단의 소득비중이 4.5%에 불구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비중은 프랑스 23.0%, 중국 15.5%, 미국 10.1%이다. 즉 하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도 작은 것이 불평등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2015년 현황 구간 별 소득 분포 현황

따라서 저자의 말마따나, 한국은 “저소득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웬만한 소득이라도 상대적으로는 고소득이 된다. 2015년 5,000만원이상이면 최상위 소득 10% 집단에 속한다. 5,000만원이면 4인 가구 지출(4,941만 원)을 간신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소득 분포에서는 매우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된다.” (11-12)

 

소득 불평등 심화,
원인과 대안

저자는 하위 소득비중이 매우 낮은 요인으로 미취업자와 저소득자의 과잉을 꼽는다. 고용을 적게 하되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량을 벌충하는 것이 한국 기업의 관행이 되었고, 이러한 기업의 관행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세계적 추세와 겹쳐서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해외 시장의 값싼 노동력과의 경쟁, 소동 시장 유연화 정책의 확대, 협상력이 약한 ‘을’들의 소득 정체들이 구체적으로 그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특히 기술변화와 세계화 등 소득불평등 압력이 되는 기제들을 흡수할 수 있는 사회보장 제도가 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적 제도가 너무 일찍 도입된 한국의 상황을 지적한다. 비정규직 보호 등을 위한 논의 등이 이뤄진 것은 노동시장 조건이 이미 해진 뒤 너무 뒤늦게였다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노동자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노동조합 등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조직이 있어야 하고, 독일처럼 노사공동의 의사결정제도가 있어서 분배 결정이 상명하달식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무노조 사업장과 조직 사업장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산별로 임금이 결정되게 하거나, 프랑스처럼 단체 협약의 효력을 광범위하게 확대 적용시킬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비정규직 특히 하청근로자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주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협상력 차이를 완화시켜서 하도급 업체에서의 저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대기업이 하청기업에게 수요독점을 행사하기 때문에, 하청기업은 저임금을 써서 단가를 낮추는 것 외에는 생존 방도가 없기 때문에 대기업-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사회보장제도의 강화 또한 필요하다고 말한다. ‘낙수효과’만 믿고 경제성장만을 찬양하며 국가를 통한 재분배를 경시하는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사회보장 제도에는 공공부조, 사회보험과 사회수당이 있는데, 저자는 이 중 사회보험과 사회수당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논한다. 사회수당이 재분배기능이 더 강하지만 한국에서 사회수당이 매우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OECD 국가 평균 1차소득 지니계수와 재분배 지니계수의 차이가 15~35%가량인데, 한국은 8%인 것을 보면, 소득분배 정책들의 효과가 굉장히 미미핟가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보험제도는 기여의 원리를 완화하고 재분배원리가 강화돼야 한다. 또한 사회수당이 재분배 효과가 강하므로 다양한 사회수당이 늘어날 필요가 있는데, 저자는 특히 한국의 노인 상대 빈곤율이 49.6%로 OECD 국가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초노령연금을 대폭 확대할 필요성을 지적한다. 따라서 불평등 완화 효과가 클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정책의 재원을 마련할 때, 재산보유세가 가장 효과적인 방안일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세율이 가장 낮은 분야인데다가 재산보유세는 자원배분의 왜곡이 가장 적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소득세나 법인세 세율을 높이는 방법도 많지만, 대기업과 고소득자들에 대한 비과세나 공제∙감면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해도 좋을 것임을 말한다. 다른 계층에게의 증세 확대는 그 이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대안에 대한 평가와
몇 가지 코멘트

어찌 보면 다소 ‘뻔한’ 해결책들을 제시해놓은 또 다른 짤막한 논문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홍민기 연구자의 본 논문은 풍부한 실증 데이터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특히 하위 50%가 워낙에 소득이 낮기 때문에 적당히 먹고 살만한 서민층조차도 고소득자가 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재분배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점은 압권이다. 풍부한 데이터에 근거해서 전개되는 논지이기에 논문에서 제시되는 대안들도 대부분 설득력이 있고, 동의가 된다

다만 저자가 한국에서 최상위 소득의 중요성을 다소 과소평가하는 듯한 뉘앙스가 풍기는 듯한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영미권’에 비해 최상위 1퍼센트의 소득 비중이 적다고 하는데, 정작 미국보다 낮을 뿐 영국보다는 높다. 또한 프랑스∙일본에 비해서도 최상위 1% 소득 비중이 높으니, 하위 99퍼센트 내에서의 분배 외에도 최상위 1%의 소득을 99%의 소득계층에로 끌어오는 방식의 분배 대안에 대해서도 역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또한 (이하의 추천 논문 목록에서 소개할) 저자의 다른 글에서 보면 특히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최상위 10%내에서도 최상위 1%만이 소득증가를 이끌었다고 하니 말이다.

또, 독일식 노조 경영 참가가 소득 분배 개선을 위한 해결책으로 모델로 제안되는 ‘선의’는 알겠으나, 노조 고위 간부와 사측 경영진 사이의 ‘유착’이 문제시 되기도 한다는 점 등의 역효과 등을 볼 때 이는 효과적 대안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은 지적해야겠다. 물론 저자가 제시하는 프랑스의 제도의 경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또 원하청 임금격차 역시, 하청 기업 사측의 조건이 개선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하청기업의 수익성이 원청기업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적잖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론 ‘지불능력’은 임금 격차의 원인일 수 있으나, 그것으로 원하청 임금격차를 전부 설명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또, 저자는 국민연금 재정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국민연금 재정을 낮추고 기초노령연금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데, 기초노령연금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더 마땅하기는 하나 국민연금 대체율을 굳이 낮추면서 그래야 하나 싶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대로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기초노령연금을 훨씬 더 강력히 강화하면 될 것이다. 아마 국민연금 재정 고갈론에 대해 의식을 한 것이겠으나, 그에 대한 고갈론 역시 완전히 지지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논문

홍민기, 「2015년 까지의 최상위 소득 비중」, 『노동리뷰』(143), 한국노동연구원, 2017

이성균, 「한국의 소득불평등과 복지제도의 불평등감소 효과」, 『한국사회학회 2007 후기사회학대회 한국사회학대회(Ⅱ)』, 2007

 

김종현 리뷰어  mrkim_sa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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