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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약물로 얼마나 치료 가능한가개인별 특성에 따라 약물 효과 달라져
고금정 리뷰어 | 승인 2017.11.06 14:05

멀게만 느껴졌던 공황장애는 많은 연예인들이 나이를 막론하고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전파를 타고 많은 일반인들에게도 좀 더 친숙한 질병이 되었다. 예전만큼 ‘미치지’ 않고서도 누구에게나 충분히 공황장애가 나타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나약해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공황장애 (또는 강도가 낮지만 유사한 공황발작이나 불안 발작)를 겪는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40%나 된다. 누구나 한 번 이상 겪어보았을 불안의 질병화, 업그레이드 단계인 공황장애는 치료법을 찾아보면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약물치료다. 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없듯이 아무리 좋은 약물도 모든 사람에게 그 효과가 발휘되지 않는다. 송윤재, 강은호, 유범희 (성균관대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정신과학교실)「공황장애 환자에서 기질 및 성격이 약물치료 효과에 미치는 영향」 (『대한정신약물학회지』, 21, 2010)에서 사람들의 타고난 기질 및 성격에 따라 공황장애의 주된 치료법 중 하나인 약물치료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고자 한다.

 

약물과 공황장애

인지치료와 상담치료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공황장애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약물이다. 앞서 언급한 두 치료 모두 우선적으로 약물 복용을 선행시 하거나 치료와 병행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이 약물에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치료 효과가 높은 약물이 많이 개발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20-40%의 환자들에게는 약물 치료 효과가 없다. 치료 효과가 없기만 하면 다행이지만 오히려 광장공포증 등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치명적이다.

 

많은 것이 이분법적으로 알맞게 떨어지지 않듯이 질병과 장애도 마찬가지다. 아픈 상태와 아프지 않은 상태로 구분하기 보다는 연속적인 차원인 바로미터에서 본인이 어떠한 경향성이나 정도를 띄는 지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다. 이런 시각으로 질병에 접근하는 대표적인 모델에는 Cloninger의 생물-정신-사회적 인격 모델이 있다. 즉, 마음과 몸과 사회적 관계를 독립적으로 보지 않고 통합적으로 보려는 모델이다. 이 중에서도 Cloninger는 정신은 기질로 측정될 수 있다고 보고 기질 성격검사를 고안했다. 이 검사에는 기질과 성격 측정이 포함되어 있는데 4가지 기질차원 (자극추구:novelty seeking 이하 NS, 위험회피:harm avoidance 이하 HA, 사회적 민감성:reward dependency 이하 RD, 인내력:persistent 이하 P)과 3가지 성격차원 (자율성:self directedness 이하 SD, 연대감:cooperativeness 이하 C, 자기초월:self-transcendence 이하 ST)이 측정된다. 위에 열거된 성격과 기질은 한 개인이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의 행동 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이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는 공황장애 환자의 기질적, 성격적 특성이 항공황약물 중 하나인 escitalopram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보고자 하였다.

 

연구 참가자들은 의학적으로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20세에서 60세 사이의 환자들이다. 이 환자들은 국내 6개 대학병원 정신과 외래에 방문하여 앞서 말한 기질 성격검사를 포함한 공황장애, 불안, 우울 관련 각종 심리검사를 완료한 92명으로 남자 55명, 여자 37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평균 연령은 41.5세이다. 이 중 6개월간의 약물치료를 완수한 참가자들은 총 69명 (남자 40명, 여자 29명)으로 결과 분석에는 이 참가자들의 데이터가 사용되었다. 모든 참가자들은 기존 약물 치료를 중단하거나 복용하던 약물의 효과를 지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연구에 참가하였다. 심각한 내과적 질환, 정신과적 질환, 자살 위험성이 큰 경우, 임신 또는 임신 예정, 수유 중, 중등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제외되었다. 참가자들은 임상의의 판단에 따라 SSRI계 약물인 항공황약물 escitalopram을 초기 용량 5-10mg에서 시작하여 최소 용량 5mg 이상, 최대 용량 20mg 이하에서 처방 받았다.

 

기질과 성격에 반응하는
공황장애 약물

분석 결과,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환자들의 경우 낮은 환자들보다 치료 반응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민감성이 높다는 뜻은 개인을 둘러싸는 외부 환경과 타인에 대해 민감하다는 뜻이다. 모든 내용을 함축하고 있지는 않지만 비슷한 개념으로는 ‘눈치’가 있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그만큼 더 쉽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지만 본인의 피로 도는 누적된다. 외부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많은 것들이 본인이 아닌 타인에 의해 좌우되고 이는 개인의 소진과 쌓이는 피로도로 연결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 성격적 요인이 생리학적 요소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봄으로써 약물도 사람들의 성격적 요인에 의해 달리 써야 더 효과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또한 통계적으로는 결국 유의미하지 않게 나왔지만 치료 효과가 낮았던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치료 시작 전 개인별 높은 연대감을 보인 것에 대해 주목한다. “연대감이란 자신을 ‘인류 혹은 사회의 통합적인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147쪽)를 뜻한다. 연대감이 높으면 높을수록 스스로를 더 큰 무엇인가의 일부로 볼 확률이 높다. 이는 일상생활에서는 많은 긍정적인 측면(공감을 잘 하고 관대하고 동정심이 많다)을 보이지만 공황장애를 겪는 환자들에게는 타인에 대한 의존 경향을 높이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비록 치료 후에는 치료 효과가 좋았던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 간 연대감의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게 나타났지만 치료 전 차이를 보인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이 연구는 개인의 타고난 성격과 기질에 따라 특화된 맞춤형 약물을 처방하여 공황장애를 더욱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의학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같은 질환이라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과학적으로 입증된 더 효과적인 치료법과 약물이 처치되길 기대해본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Koh SH, Lim KY, Cho SM, Chung YK. The comparison study of temperament and character in subjects with panic disorder. J Korean Neuro psychiatry Assoc 2004;43:706-711

 

-Marchesi C, De Panfilis C, Cantoni A, Giannelli MR, Maggini C. Effect of pharmacological treatment on temperament and character in panic disorder. Psychiatry Res 2008;158:147-154

고금정 리뷰어  rhrmawj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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