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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몬 보러 쿠마모토 가실래요일본 지방 캐릭터 탐색기
홍혜원 리뷰어 | 승인 2017.09.27 23:28
카카오뱅크에서 출시한 체크카드. 앞쪽부터 무지, 어피치, 라이언, 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의 무지와 라이언, 네이버 라인프렌즈의 브라운과 코니는 온라인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들이다. 얼마 전 카카오뱅크가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에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들어간 체크카드는 단연 사람들의 관심사 1순위였다. 밋밋했던 카드에 캐릭터를 덧입혔을 뿐인데 사람들의 소장 욕구가 올라간 것이다. 캐릭터 산업의 효과를 보고자 했던 곳은 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지방분권행정이 보편화되면서 각 지자체는 지역을 홍보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화자, 김건의 「일본 지방자치단체 캐릭터의 프로모션 연구」(『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논문지』 16(5), 2015)는 일본의 성공적인 지역 캐릭터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지방 캐릭터들의 홍보 전략을 제시해 보고자 한 논문이다.

 

일본 지자체 캐릭터의 특징

논문의 필자들은 한국과 일본 지역 캐릭터들의 성공 유무를 가른 요소가 프로모션(Promotion)에 있다고 보았다. 이들이 말하는 프로모션이란 캐릭터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 이미지를 홍보하며 각종 이익을 창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지역 캐릭터를 유루캬라(ゆるキャラ), 고토우치캐릭터(ご当地キャラクター), 키구루미(着ぐるみ, 인형탈) 등으로 부른다. 한국은 7개 광역자치단체와 200여개에 이르는 기초자치단체 대부분이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해치 정도를 빼놓고는 인지도가 거의 없다.

일본 역시 1990년대 초반부터 지자체 캐릭터를 개발해왔다. 군마현(群馬県)의 군마짱(ぐんまちゃん)과 시가현(滋賀県) 히코네시(彦根市)의 히코냥, 쿠마모토현(熊本県)의 쿠마몬(くまモン)은 모두 각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다. 이 유루캬라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녔다.

① 향토애에 충만한 강한 메시지가 있는 것
② 행동거지가 불안정하고 유니크 한 것
③ 사랑스러움, 느슨함을 지니고 있을 것

특징①에 따르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특징②는 지역 주민과 같은 아마추어들의 개입을 가능하게 하고, 특징③은 캐릭터가 오랜 수명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

 

히코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일본 히코네시 히코네성 앞에서 포즈를 취한 히코냥 캐릭터 인형.

필자들은 이런 특징을 가진 일본 지자체 캐릭터들 중 유루캬라 붐을 일으킨 히코냥을 집중분석했다. 히코냥은 2006년 히코네시의 《국보 히코네성 축성 400년 축제》의 캐릭터로 탄생했다. 캐릭터의 이름은 공모를 통해 정해졌고, 이벤트용 인형탈을 제작해 인지도를 높였다. 히코냥 캐릭터 프로모션이 성공한 이유는 다음의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완성된 이미지보다는 캐릭터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스토리텔링 전략을 썼다. 히코냥 블로그를 만들고 히코냥의 활동 모습을 재미있는 말투로 소개했다. 이를 통해 히코냥은 지역 주민들이 익숙한 공간과 일상 속에서 친근한 캐릭터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둘째, 히코냥의 상품 개발 및 판매에 대한 로열티(특허권, 저작권 등의 사용료)를 무료화했다. 이는 민간사업체가 적극적으로 히코냥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자 하는 동기가 되었다. 지자체가 직접 캐릭터를 홍보하거나 상품을 제작하지 않아도 민간 영역에서 인지도를 올려주는 효과를 얻은 것이다.

셋째, 히코냥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긴 시간 애착을 가지고 캐릭터를 돌보는 것이 히코냥의 생명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히코냥 담당자로 일하는 동안 그들은 진지하고 일관된 자세로 히코냥에 관련된 업무에 임할 수 있었다.

 

한국 지자체 캐릭터를 위한 제언

서울시는 2009년 서울시의 캐릭터를 왕범이에서 해치로 바꾼 바 있다.

필자들은 위와 같은 일본 지자체 캐릭터 프로모션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 지자체 캐릭터의 7가지 프로모션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지역민들이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모션 기회를 만든다. 캐릭터 이름 공모전, 인기투표와 같은 이벤트들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지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여 시민들이 참여하는 캐릭터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 옛 민담과 설화에 의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현재에 기반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는 것은 캐릭터의 생명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일본의 《유루캬라 그랑프리》처럼 지자체 캐릭터들이 전국적인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대회를 개최한다. 그러면 대회 자체로 인한 경제적 수익 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이 대표하는 지역에 대한 관심 또한 고양될 것이다.

넷째, 지자체마다 캐릭터 프로모션 전문가를 영입해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캐릭터 노출빈도를 높인다.

다섯째, 지자체 캐릭터 사용과 상업적 이용을 무료화한다. 민간 영역에서 상품제작, 게임, 애니메이션 제작 등에 캐릭터를 활용하여 인지도를 높여줄 수 있다.

여섯째, 캐릭터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서 담당 공무원들의 잦은 인사이동을 줄인다. 이것은 행정적인 부분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다.

일곱째, 다양하고 새로운 매체와 현장 활용방법을 찾는다. 블로그, SNS, 동영상, 콜라보레이션 상품 제작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생각해볼 점

쿠마모토현 퍼레이드 행사에서 활약 중인 쿠마몬.

필자들은 지자체 캐릭터에 대한 선행연구와 일본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지역 캐릭터가 어떻게 하면 더 알려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옛날 만화책이라는 매체에서 각자 고유한 이야기를 지녔던 마블의 캐릭터들이 지금에 와서는 한 영화에 출연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이루기도 한다. 이들이 창출하는 수익은 엄청나며, 경제적 효과에 더해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로도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캐릭터 산업의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생각해볼 점은, 다분히 일본적인 요소를 포함한 본 연구의 제안이 한국에서는 얼마나 유효할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는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아이돌과 한국에서 인기있는 아이돌의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가 일본 캐릭터들이 지닌 특성과는 다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대한 적절한 시장조사 혹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일본의 사례만을 참고한 캐릭터 활성화 방안은 한국에서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캐릭터 디자인을 포함한 개발 단계에 있어서 얼마나 아마추어적인 일반인들의 참여를 허용할지도 미지수다. 시민공모라는 형태로 이루어진 몇몇 로고 혹은 캐릭터 공모에서는 전문가의 손이 닿지 않은 조악한 결과물들 때문에 사람들이 곧잘 실망하곤 했다. 공모전을 빙자해 예산을 아끼려고 한다는 비판이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그 반대의 사례도 있었다. 카이스트에서는 1억 5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학교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학생들로부터 대충 만든 인상이라는 평을 받았었다. 한양대의 경우 한양이라는 글자를 학교를 상징하는 동물인 사자로 형상화한 캐릭터 마크가 디자인학부 학생의 작품으로 알려져 학교본부에서 제작한 캐릭터보다 더 널리 쓰이고 있다. 이런 사례들이 있는 만큼,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에서 합의할 만한 디자인과 프로모션 전략을 이끌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위의 캐릭터 마크는 2011년 한양대 디자인학부에 다니던 김윤식씨가 고안했다.

홍혜원 리뷰어  hhw3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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