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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으로 살펴본 부정부패 현상부정행위자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쓴다!
김종현 리뷰어 | 승인 2017.09.20 22:27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비선실세’ 논란과 정경유착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정점에 달했다. 물론 새삼 놀라울 것도 없이 부정부패 현상은 늘 존재해왔고 항상 정계의 중요한 화두가 돼왔다. 오늘날 ‘적폐 청산’을 이야기할 때, 다양한 의제의 실현이 과제로 제시될 것이지만 부정부패의 일소 역시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부정부패 현상을 분석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번 리뷰에서는 행동경제학적 시각에서 부정부패 현상을 분석하는 강은숙, 「부정부패현상에 대한 행동경제학의 시각」, 『서울행정학회포럼』, (4), 2015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행동경제학이란
무엇인가?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적 분석에 심리학적 방법론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카너먼Kahneman과 트버스키Tversky의 논문(1979)에서 제시된 ‘전망 이론’이 그 시초로 여겨지곤 하며, 종종 소비자 선택이론에 관한 탈러Thaler의 논문(1980)을 원점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행동경제학의 방법론은 기본적으로, 인지과정에 개입되는 비합리성의 패턴을 분석한다. 이러한 비합리성의 패턴을 흔히들 ‘휴리스틱스’와 그에 따른 ‘편향’이라고 부른다.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에 개입될 수 있는 (예측 가능한)비합리성의 패턴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의사결정 과정에서 방해가 될 것이라고 행동경제학은 말한다.

또한 흔히 이기적 동기에 따라서만 인간은 움직인다고 보는 정통적 접근과 달리, 비이기적 요인 역시 인간을 움직이는 욕구로 작용한다는 점 역시 행동경제학적 분석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기적 동기와 비이기적 동기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행위주체는 “남을 속이는 동시에 스스로를 정직한 사람으로 보이”(24)기 위해 노력한다. 즉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스스로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부정행위로 볼 수 있는 이득을 획득하고자 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지니고 행동한다. 요컨대 사람들의 행동은 이기적 동기에 의해 좌우되기는 하나 도덕성의 영향도 받고, 부정직한 행동을 할 경우에도 이기적 동기를 양적으로 그대로 반영하지 않으며, 부정의 크기는 ‘상황변수’의 내용(예컨대 타인이 자신의 부정을 목격한다든지 스스로 규범을 신경쓰는 상황이라든지 등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부정부패에 대한
경제학적 실험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부정부패 현상에 대한 설명을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전개한 바 있다. 그가 MIT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의 설계는 다음과 같다. 3X4행렬에 20개의 표시가 돼 있는 종이를 실험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각각의 행렬을 합해서 10이 되는 조합을 찾아내는 문제를 풀게 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5분 이내에 문제를 풀어야 하며, 정답 하나당 50센트의 보상이 주어진다. 5분이 지난 후 통제집단은 실험진행자에게 답지를 보여준 후 정답 개수에 해당하는 돈을 받으며, 실험집단은 실험진행자에게 자신의 정답 개수를 말한 뒤 돈을 받고 나간다. 실험집단은 답안지를 파쇄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좀 더 용이해진다.

물론 이 실험 설계를 약간 변용함에 따라 실험 결과가 달라지는데,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매도프 조건이란, 다른 실험참가자들이 한 실험참가자가 명백히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조건이다. 질문조건이란, 매도프 조건에 더하여, 실험진행자가 지시사항을 알려줄 때 한 참가자가 부정행위가 가능하지 않냐며 질문하고 진행자가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하는 조건을 추가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상의 실험의 함의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부정행위는 일상적 현상이고 전염성이 있어 주변 인물이 그러한 행위를 했을 때 촉진될 수 있다. 둘째로 부정행위자와 동일한 집단에 속하는 사람은 그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따라서 그러한 경우 해당행위를 더 쉽게 용인한다. 셋쨰로 부정행위자가 외부인일 경우에는 그를 동일한 방식으로 정당화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그러한 부정행위자와 자신을 차별화하여 자신의 도덕성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우리는 위의 실험을 통해 단지 경제적인 동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사회∙도덕적 요인들이 부정행위자의 경제적 선택에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정리하자면 다음의 표와 같다.

 

 

행동경제학적 접근,
그 함의와 앞으로의 과제

이상에서 요약된 애리얼리의 실험이 주는 함의는 강력하다. 사람들이 어떤 부정부패 행위를 ‘저들의 일’로 보는가, 아니면 ‘우리도 하는 일’로 보는가에 따라 용인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논문의 저자는 문화적 맥락이 다른 경우에도 이상의 접근법이 유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과 같은 지대추구 사회에서는 이상의 접근법이 가능한지를 묻는 것이다.

확실히 이번 논문과 논문을 통해 소개된 실험연구에서는 부정부패 현상에 대해 굉장히 미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분석하는데, 보다 거시적이고 역사∙제도적인 분석이 결합돼야 할 피룡가 있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분명히 이 실험의 함의가 확실히 상당할 혜안을 우리에게 제공하기는 하는 듯 하다. 또한 직관적으로 상당히 와닿는 주장이기도 하다.

 

추천 논문

이규현 김경진, 「한국 문화와 행동경제학 연구」 『문화산업연구』 14(1), 2014

강은숙 김종석, 「공공재정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접근」 『2015년 서울행정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5

 

 

김종현 리뷰어  mrkim_sa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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