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2017 기타
여행 콘텐츠를 통한 장소 경험재현적 경관과 수행적 경관의 상호보완
최종원 리뷰어 | 승인 2017.08.23 09:07

여행 프로그램은 꾸준히 TV 방송 프로그램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는 예능 프로그램의 한 컨셉으로 자리잡아 많은 시청률을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여행프로그램이 왜 인기가 있는 것일까? 여행 프로그램은 장소를 재현하고 간접적으로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여행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의 문화콘텐츠적인 성격이 있는 것이다. 김소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 연구자와 이병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본 장소 경험: <신서유기> 시리즈를 중심으로」(『대한지리학회지』52(3), 2017)에서 역사・문화적 장소를 관광자원으로 바라보기보다 진정성 있는 장소로서 바라보고자 한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한
장소 경험

영화, 다큐멘터리, 여행 프로그램 등의 문화콘텐츠가 장소 방문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많이 다루어져 왔다. 많은 연구에서 문화콘텐츠의 배경으로 등장한 장소가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문화콘텐츠를 통한 장소의 경험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분석력 있는 해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저자가 그 중 예능 프로그램을 주목하는 이유는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실재하는 장소에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식의 전개가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특징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구성과 기획에 따라 장소의 이미지는 다르게 형성될 수도 있다. 특히 요즈음에는 대본이 없는 예능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장소의 이미지는 다양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역사·문화적 장소의
진정성

저자가 정리한 역사·문화적 장소는 위의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크게 관광 대상으로서 장소와, 장소에서의 경험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장소의 진정성에서 객관적 진정성은 실재 현장이 그 대상이다. 구성적 진정성은 그 장소에 있는 사람(관광객)에 의해 만들어진 감상, 이미지 등, 새롭게 생성된 것이다. 경험의 진정성에서 실존적 진정성은 장소에서의 관광경험을 통해, 가령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등의 과정으로 진정성을 획득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경험적 진정성은 관광객의 감정과 상상까지 중요하게 여긴다. 어떤 장소에서든 ‘진짜’라는 감정을 느낀다면 진정성이 있는 장소라 할 수 있다. 이들 진정성 개념은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특히 실존적 진정성과 경험적 진정성은 관광 만족도, 재방문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장소에서의 이러한 진정성이 중요한 이유는 관광에서의 장소 방문이 단순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찾기 위해서나 노스탤지어를 위함이 아니라, 자아실현이나 자아성찰과 관련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역사·문화적 장소의 중요성은 방문자의 장소 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과정이 역사·문화적 장소의 정체성을 형성하기에 보존과 지속가능성에 주요한 요소가 된다.”(345쪽)
 

재현적 경관과
수행적 경관

저자는 관광의 대상이 역사·문화적 장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경관연구의 관점과 연결된다고 보았다. 즉 관광(tourism)이 어떤 장소를 방문하여 문화유산을 확인하는 것이라면, 여행(travel)은 친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낯선 생활 방식과 문화를 접하고자 하는 경험적인 시도라는 것이다. 근대에서 현대로 갈수록 관광은 여행과 비슷한 면모를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재현적 경관은 장소를 대상으로 바라 본 이전의 관광과 연관이 있다면, 수행적 경관은 경험과 관련이 있는 현대적 관광과 연관된다. 그렇다면 재현적 경관은 대상의 의미를 고착화하고, 해석의 주체에 권력을 부여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수행적 경관은 주체를 통하여 경관이 해석된다고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경관의 해석은 재현과 수행의 측면에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소 경험에서의
수행성

장소 경험 중에서도 몸의 감각적 활동을 통하여 정서가 생산된다. 가령 걷기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과 분리될 수 없다. 이러한 오감을 통하여 정서를 갖게 되고, 정서적인 장소 경험은 장소에서 진정성을 획득한다. 특히 역사·문화적 장소에서 걷기는 시각적 경관에 더해 역사·문화적 진정성을 발견할 가능성을 가지는 행위이다.

장소 경험에서의 놀이(play)라는 행위는 새로운 장소를 만들어낸다. 놀이 행위가 이루어지고, 그것에 집중하는 참여자들이, 기존의 장소에 새로운 구획을 설정한다. 즉 장소에서 놀이 행위를 하지만, 놀이 행위를 통해 장소가 새로운 공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이 놀이를 하는 것을 보기만 하여도, 마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처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역사·문화적 장소는 놀이를 통하여 문화·역사적 맥락을 드러냄과 동시에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347쪽)


<신서유기>의
장소경험

최근 역사·문화적 장소를 탐방하면서 여러 미션을 수행하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가 <신서유기> 시리즈이다. 그렇다면 이 <신서유기> 시리즈에서 나타나는 장소 재현, 장소 경험, 장소의 진정성은 어떨까? <신서유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재현적 경관, 수행적 경관, 그리고 그 상호보완적 표현이 가진 기능은 무엇일까?

주로 <신서유기>에서는 미션 수행을 통하여 장소의 역사를 발견한다. 시안(西安)에 도착해서, 숙소를 스스로 찾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시안 성벽을 비롯한 여러 지형을 경험하게 된다. 최종 목적지인 자은사(慈恩寺) 대안탑(大雁塔)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거치며 장소의 역사와 문화를 감상하게 된다. 이러한 수행은 음식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출연자들은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장소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행과 관련한 장소 경험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주로 여행한 지역이 중국 일대인데, 장소 지형이 미션이라는 놀이 행위를 만들고, 미션이라는 놀이를 수행하면서 한 폭에 담을 수 없는 장소를 재현한다. 행위를 통하여 장소 재현에서 드러나지 못하는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한 설명은 논문에서 조목조목 제시된다.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본
역사·문화적 장소의 진정성

전술하였듯 역사·문화적 장소의 진정성은 재현적 경관과 수행적 경관의 상호보완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신서유기>의 재현적 경관은 역사적 건축물, 자연경관, 소수민족 주거지 등을 대상으로 하였다. 수행적 경관은 특히 건축물 내·외부에서의 활동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을 주로 표현하였다. 자연경관 감상은 배, 도보, 등산 등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보여주었고, 미션 수행을 통해 역사적 건축물이나 상징물을 찾음으로써 관련된 장소를 보여주게 하였다. 뛰기나 걷는 행위를 통해 역사·문화적 건축물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보여주었다.

역사적 건축물이나 자연경관이 주로 재현 대상으로 보여질 때, 출연자는 장소의 부분 혹은 구경자로 그려졌으며, 출연자의 행위나 언어를 통해 장소와 관련한 감정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역사·문화적 장소가 재현적 경관으로만 보여진다면, 다소 결정론적이면서 고정적인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신서유기>에서는 수행적 경관을 보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경험을 통하여 만들어진 감정, 미적 경험과 관련된 진정성을 얻어 장소와 관계짓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이 여행 프로그램에서 포착되는 재현적 경관과 수행적 경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역사·문화적 장소에 대한 보존과 더불어 장소 경험에 대한 연구로 활용되면서 역사·문화적 장소 여행의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김기덕, 2013, 「문화콘텐츠의 등장과 인문학의 역할」, 『인문콘텐츠』 28.

김진옥·박상현, 2011,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지역관광지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 『관광산업연구』 5(2).

최종원 리뷰어  zwpower@gmail.com

<저작권자 © 리뷰 아카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종원 리뷰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210, 1층  |  대표전화 : 031)955-8898  |  팩스 : 031)955-2557
사업자번호 : 141-81-14390   |  등록일 : 2009.02.01   |  발행인 : 강성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민
Copyright © 2018 리뷰 아카이브.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