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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동성애에 대한 태도의 변화 1995-2012대만 중앙연구원 사회학 연구소의 Yen-hsin Alice Cheng 등의 연구
한빛나 리뷰어 | 승인 2017.06.17 13:13

2017년 5월 24일 대만 헌법재판소가 동성결혼을 금지한 법은 위헌이며 동성 간 결혼을 포함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리며, 대만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국가가 되었다. 이 판결에 이르기까지, 대만에서의 동성애에 대한 태도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비록 판결 이전에 출간되었지만, 대만 중앙연구원 사회학 연구소의 Yen-hsin Alice Cheng 등이 2016년 Chinese Sociological Review 제48권 4호에 발표한 「대만에서의 동성애에 대한 태도 변화, 1995-2012 (Changing Attitudes Toward Homosexuality in Taiwan, 1995–2012)」를 살펴보면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연합보(聯合報)

 

최근 아시아에서 LGBT 권리와 동성결혼에 대한 태도는 상당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특히 대만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대만사회변화조사(the Taiwan Social Change Survey)에 따르면,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1991년 12%에서 2012년 59%로 급격히 증가하였고, 대만은 1995 년과 2012 년 세계가치관조사(the World Value Survey)에서 인접한 다른 동아시아 사회와 비교했을 때 동성애에 대한 태도 변화가 가장 많이 진전되었다.

 

설명: ‘동성애가 정당한가(whether homosexuality is justified)'를 10점 척도로 묻는 설문과 관련한 대만, 중국, 일본, 한국에서의 평균값과 퍼센트 변화

 

논문의 저자들은 이러한 대만의 태도 변화의 패턴과 그 원동력을 이해하면 앞으로 다른 아시아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경제 발전, 민주주의, 가치관 변화의

거시적 영향

저자들은 여러 국가 간 비교연구를 예로 들며, 경제 발전, 교육의 증가, 그리고 민주주의는 대개 동성애를 포함하여 다양한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용에 기여한다고 설명한다. 대만의 경우, 1980년대 이래로 국민총소득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대만은 1987년에 국가비상사태에서 벗어나 자유와 결사의 자유가 이전처럼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게 되었고, 1996년에는 직접민주주의가 완전히 시작되었다. 정치 자유화는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고 공정성, 공정성, 평등성과 같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육성함으로써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과 지식을 보다 촉진한다.

 

대만의 LGBT 운동

또한, 저자들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만의 LGBT 가시화와 운동의 역사 역시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1983년, 유명 작가 Hsien-yung Pai가 사회적으로 배척된 젊은 게이의 삶과 투쟁을 담은 소설Crystal Boy를 출간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같은 해에 활동가 Jia-wei Chi가 자신의 동성 파트너와 결혼할 수 있기를 요청하면서 동성애자 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타이베이 지방 법원은 동성애가 ‘비정상적’이고 ‘부도덕’하다는 이유로 Jia-wei Chi의 요청을 거부했다. 1990년부터 LGBT 단체들이 생겨났고, 최초의 레즈비언 단체인 ‘Between Us’이 설립되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대만의 엘리트 대학교인 국립타이완대 내에 게이 레즈비언 학생 단체가 2개 설립되었다. 1960년대에는 동성애에 지지적인 기독교단체인 ‘Tong-Kwang Light House Presbyterian Church’와 불교단체인 ‘Tong Fan Jing Sheh’가 설립되었다. 1998년에는 동성애자를 위한 전국적 조직인 "Taiwan Tongzhi Hotline Association"가 구성되어 LGBT를 위한 지원 및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1990년대에 에이즈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LGBT 활동가와 지지자들은 처음으로 항의시위를 하여 게이와 레즈비언의 명예 훼손에 반대하였다. 10년 후인 2003년, 첫 번째 동성애자 자긍심 행진이 조직되어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자긍심 행진 중 하나가 되었다. 2001년에는 동성애자 권리에 대한 법적 운동이 탄력을 얻기 시작했다. 2001년, 동성결혼과 입양권을 인권보호법에 명시적으로 포함시키려는 입법시도가 있었으나, 통과되지는 못했다. 10년 후인 2013년에 다양한가족형성법(DFFA)이 제안되었다. 이는 ‘비전통적 가족’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었는데, 동성 결혼에 관한 조항은 성소수자의 시민권에 대한 치열한 공개 토론을 불러일으켰고, 특히 기독교측의 강한 반대를 촉발시켰다.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동성애에 대한 태도

저자들은 이러한 맥락을 바탕으로 대만의 인구통계학적인 특성과 동성애에 대한 태도 변화를 연결시킨다. 사회 경제적 변화의 시기에, 청년층은 가족, 성역할, 성에 대한 자유로운 태도를 선구적으로 채택하는 경향이 있고, 청년기에 발전하는 시각은 나이가 들어도 대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청년층은 중년층에 비해 새로운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가치와 사상을 접하는 젊은 세대는 전통적 가치를 더 많이 지지하는 나이든 세대를 점차적으로 대체함으로써 여론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킨다. 저자들은 사회의 이러한 세대적 (cohort) 특성은 사회변동의 추동력이 되는 "인구통계학적 신진대사"를 창출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산업화와 경제 발전으로 대만의 평균 교육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대학에 다니는 20-39세 성인의 비율은 1975년 3%에서 2012년에는 33% 이상으로 증가했다. 저자는 이러한 교육이 미치는 영향으로, 첫째, 교육이 사람들의 합리적인 추론 과정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가치관과 견해에 노출시키기 때문에 사회적 관용성을 증가시키며, 둘째,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은 개인적으로 특정 집단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집단의 법적 권리와 차별의 문제를 자신의 호오와 분리시켜 생각할 수 있고, 셋째, 더 많은 대만인들이 대학 입학을 위해 부모와 어린 시절의 가정에서 떠나기 때문에 새로운 장소와 경험을 통해 새로운 개념과 집단에 더욱 수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든다.

한편, 기존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종교가 동성애에 대한 태도 형성에도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개신교 근본주의자는 동성애를 비난할 가능성이 크고, 대조적으로, 불교도들은 성에 대해 보다 관용적인 경향이 있다. 대만에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불교, 도교, 민속종교 신자의 인구통계학적 분포가 변화하여, 고등 교육을 받은 불교, 도교, 민속종교 신자의 비율은 1985년 10% 미만이었다가 최근 약 40%로 증가했다. 고등교육을 받은 기독교 신자 비율은 그다지 급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저자들은 불교, 도교, 민속종교 신자 중 고등교육자의 비율이 증가하여 이 종교집단의 전반적인 자유주의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고 제기한다.

 

세계가치관조사(WVS) 횡단분석:

교육, 성차, 종교

저자는 이러한 요소들을 검증하기 위해 세계가치관조사(WVS)의 1995년, 2006년, 2012년 자료 중 동성애의 정당성(justifiability)와 동성애자 이웃에 대한 수용성에 대한 응답 결과를 근거로 대만에서 성별, 연령, 교육, 종교와 동성애에 대한 태도의 관계를 검토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코호트 승계 효과와 코호트 내 변화 때문에 대만의 전반적인 태도가 수용적으로 변했다고 본다. 국가간 연구는 청년층과 후기 코호트 사람들이 동성애에 보다 지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고, 대만인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 수준 또한 코호트 차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한다. 다만, 동성애에 대한 태도에는 성차와 종교간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이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동성애에 대해 보다 자유로운 견해를 갖고 있으며 LGBT 권리를 더 지지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과 모든 종교를 지지하는 이들은 동성애의 정당성을 더욱 지지했지만, 개신교도는 그렇지 않았다.

 

저자들은 본 연구가 20년에 걸친 세계가치관조사를 횡단적으로 분석함으로서 대만에서의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최초로 체계적으로 검토한 데에 의의가 있다고 밝히지만, 몇 가지 분석 상의 한계가 있다고 덧붙인다. 우선, 세계가치관조사의 설문 문항은 동성애/동성애자라고만 구성되어있고 성별이 제시되지 않아, 이성애자 남성은 레즈비언보다 게이를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이성애자 여성은 게이 남성과 레즈비언을 비슷하게 본다는 기존 연구의 패턴이 설문 결과와 관련이 있는지를 평가할 수 없다. 또한, 설문 문항인 ‘동성애가 정당화 될 수 있는지 (도덕적 차원)’와 ‘게이 레즈비언 이웃을 가질 의사가 있는지 (사회적 수용 차원)’는 서로 다른 차원의 담론이기 때문에, 지금은 두 질문에 대한 응답 특성이 비슷하더라도 향후에는 변동하거나 서로 어긋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경제 발전, 문화적 유산, 여성의 정치적 권한, 민주적 협치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이 모두 동성애자의 시민권을 인정하는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만에서의 변화 패턴이 모든 아시아 국가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이웃 국가에게는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대만에서 게이 레즈비언 운동이 계속 커지고 동성 결혼 법안이 주목을 받으면서 앞으로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태도의 변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이며 논문을 마무리한다.

 

*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Adamczyk, A., and Y. A. Cheng. 2015. “Explaining Attitudes About Homosexuality in Confucian and Non-Confucian Nations: Is There a ‘Cultural’ Influence?” Social Science Research 51: 276–289

 

한빛나 리뷰어  hbn@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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