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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머’와 텍스트 사이의 균형 찾기아이유의 Zeze를 둘러싼 해석의 차이를 중심으로
이지호 리뷰어 | 승인 2017.05.26 16:29

요즘 SNS는 커뮤니케이션의 뱡향을 무한대로 품을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사회 의제 형성의 패러다임까지 변화시키는 등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매체를 기반으로 한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는 소수 권력층이 정보의 흐름을 장악했지만, 이제는 그 권한이 SNS 이용자 모두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대중문화를 다룸에 있어 “미학적 체계의 정립과 미적 판단의 정당성 부여의 권한이 대중으로까지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703쪽) 이를 통해 대중문화의 소비자는 문화를 소비함과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생산하는 “프로슈머”로서 자리잡았고, 이제는 대중문화의 텍스트가 어떠한 의미인지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워졌다. 때문에 창작자의 의도와 대중문화 텍스트의 의미, 그리고 해석자 사이에서의 균형을 중요시 할 필요가 있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백선기 교수와 성균관대 예술학협동과정 우지혜는 「대중문화 텍스트에 관한 SNS 비평 담론 연구: 아이유 〈Zeze〉를 둘러싼 미학적 해석의 차이를 중심으로」(『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7(1), 2017)를 통해 아이유의 음악 <Zeze> 관련 논쟁에 대해 SNS을 통해 전개되는 담론에서 문화 행위자, 생산자 및 수용자의 비평 행위가 어떻게 전개되며 그로 인한 파장이 어떠한 가에 대해 분석했다.
 

아이유 CHAT-SHIRE 앨범 자켓 (출처: 네이버)


2015년 아이유가 발매한 앨범 <CHAT-SHIRE>의 수록곡인 <Zeze>에 대한 해석과 이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은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출판사 동녘의 페이스북을 통한 비판글을 시초로 촉발되었다. 동녘의 비판은 아이유의 곡 <Zeze>는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캐릭터인 ‘제제’와 나무 ‘밍기뉴’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원작 속 캐릭터와 달리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되었고 특히 ‘제제’가 성적 대상화가 되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어 아이유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린 해명글로 이 논쟁은 더욱 확대되었다. “이처럼 아이유 <Zeze> 담론은 SNS을 통해 작품 해석 및 평가에 대해 아주 커다란 사회문화적 논쟁이 전개된 사건으로서, 한국 대중문화 비평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양상을 보여주었다.”(709쪽)


SNS에서 전개되는 
대중문화 비평의 새로운 패러다임


본 연구는 출판사 동녘의 페이스북 글과 해당 글에 달린 댓글, 그리고 아이유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해당 글에 달린 댓글을 대상으로 페어클라우(Fairclough, 1989)의 비판적 담론 분석 틀을 적용했다. “비판적 담론 분석(Critical Discourse Anlaysis; CDA)은 텍스트와 사회 사이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분석방법으로서, 사회 의제들, 이슈들 및 문제들에 대해 생성된 담론들을 분석한다.(706쪽)” 이는 텍스트, 담론적 실천, 사회적 실천 단계로 나누어 진행된다.


출판사 동녘 vs 아이유
서로 다른 전제를 둔 텍스트 


출판사 동녘은 아이유의 <Zeze>를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개시했고 이 글은 곡에 대한 부정적 평가, 원작에 대한 애정, 제제의 섹슈얼리티, 예술의 사회적 책임 강조란 4가지의 큰 범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러한 범주는 원작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 대한 강한 애정, 원작 차용시 캐릭터 동일시, 그리고 평가에 있어 원작에 의존이 필요하다는 점이 내재되어 있었다. 이에 반하여 아이유는 노래를 생성한 의도, <Zeze>에 대한 해석, 섹슈얼리티 논쟁에 대한 해명을 하는 범주를 가지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는 원작과 음악의 캐릭터 분리, 해석의 다양성 인정, 평가에 있어 원작과 분리 독립 이라는 전제가 내재되어 있었다. 이처럼 동녘과 아이유는 서로 다른 전제를 두고 텍스트를 구성했으며, 이는 같은 작품에 대한 비평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원인이라 볼 수 있다.


순수예술 vs 대중문화
사회적 상징성을 띠는 발화자의 차이


동녘의 글에 달린 댓글들은 원작에 대한 담론과 ‘제제’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담론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아이유의 글에 달린 댓글들은 예술에 있어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담론과 아이유에 대한 마녀사냥 담론이 구성되었다. “동녘과 아이유가 제기한 텍스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발화자들이 댓글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범주가 강화, 약화, 추가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713쪽)” 더불어 이는 발화의 중심 주체가 담론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드러낸다. 해당 담론의 중심 발화자인 ‘동녘’과 ‘아이유’는 사회적 위치 및 이미지에 있어서 차이가 존재한다. 이와 같은 사회적 위치와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권력’과 연계되어 서로 다른 담론으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결국, 동녘과 아이유는 각각의 개인이지만 순수예술과 대중문화라는 사회적 상징성을 띤다. 따라서 해당 담론은 한국 사회 내에서 순수예술과 대중문화의 권력 다툼으로 연계된다.”(714쪽)


지식적 전문성 vs 창작의 다양성
신, 구 이데올로기의 충돌


마지막으로 사회적 실천의 측면에서 두 담론을 비교하면, 출판사 동녘은 순수예술 영역인 문학에 있어서 전문성과 지식을 상징하는 주체로서 <Zeze> 해석의 기준에 원작의 본질과 윤리성의 문제, 지식적 전문성을 주요하게 설정하였다. 이에 반해 친숙한 여성 아이돌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아이유의 <Zeze> 해석에는 해석의 다양성과 창작의 자유, 그리고 이미지성을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두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아이유 <Zeze>의 해석을 둘러싼 논쟁은 신·구(新·舊) 이데올로기의 충돌과 깊은 연관이 있다. 즉, 작품 해석 및 평가에 있어 서로 다른 기준을 두는 행위 이면에는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가 심층적으로 내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715쪽)
 

아이유 앨범 자켓 중 제제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오늘날 SNS 상에서의 다발적 네트워크를 통해, 일반 대중들은 대중문화 비평을 위한 공론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자발적으로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텍스트 해석에 있어 기호의 다의성과 기준의 모호성으로 인해 사람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고, 때로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715쪽) 아이유의 〈Zeze〉를 둘러싼 동녘과 아이유의 담론은 기존의 대중매체를 통해 시작되는 비평들 처럼 특정 발화자를 중심으로 텍스트가 전달되는 '위계적' 정보의 흐름을 가지고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댓글들로 형성되는 많은 대중의 의견을 통해 담론이 확장되고 점차 새로운 양상으로 변화하는 분화성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었다. “즉, 기존 대중매체 중심의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민주성, 개방성, 다양성이 잠재된 SNS 중심의 다방향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속성이 혼재함을 알 수 있다.”(715쪽)
그리고 동녘과 아이유를 중심으로 펼쳐진 각각의 담론에서 작품을 해석함에 있어 사용하는 범주의 차이가 발생한 것은 기준을 무엇에 두는가에 따라 같은 작품 텍스트에 대한 해석 및 평가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담론적·사회적 차원에서 살펴본 결과, 이는 단순히 개인적 감상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차원에서의 이데올로기 투쟁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대중문화 비평을 둘러싼 인식 체계의 차이에 따른 갈등으로서 담론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의미 투쟁의 헤게모니 장소로서 작용했음을 의미한다.(715쪽)”

이번 아이유의 <Zeze>에 대한 논쟁은 일반 대중들이 대중문화 현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의 평가와 주장이 전체 대중문화 비평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는 SNS라는 매체가 있었기에 가능하고, 이를 통해 다수의 의견이 모아지면서 가능했음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대중문화 현상 속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비평은 그 권위만을 내새울 수 없는 환경이 되었으며, 모든 문화 텍스트는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해석와 비평으로 새로운 의미로 전환될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지호 리뷰어  hwscj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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