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2014 경제/경영
68혁명은 외생적 사건이다!프랑스 5월 운동을 중심으로 본 68혁명의 경제적 영향
박알림 리뷰어 | 승인 2016.10.10 10:23

사람들은 역사를 기억할 때, 특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기억한다. 때때로 이 사건은 유명한 인물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이를 테면 우리는 이순신과 임진왜란 – 더 구체적으로는 한산도대첩을 떠올리는 것이다. 유명한 인물로 왕을 나열하기도 한다. 우리는 태·정·태·세·문·단·세···하고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다. 역사를 다루는 우리사회의 이러한 풍토는 역사를 정치사에 집중해서 다루는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역사는 다양한 맥락에서 존재한다. 정치사 외에도 우리는 사회사나, 문화사, 또는 경제사를 다룰 수 있다. 때로는 그 시대의 관념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사상사나, 이론사, 종교사를 다루기도 한다. 사건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건은 때로는 정치적으로, 또 때로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맥락에서 영향을 준다. 그리고 특정한 사건은 순간에 그치는 ‘먼지’와 같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영향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기도 한다. 광복절이나, 노동절처럼 매년 그날을 기념하는 것은 그러한 대표적인 사건일 것이다. 1997년 12월 외환위기나, 2007년 12월 글로벌 경제위기도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다. 물론 이 두 사건은 우리사회에 경제적으로 심대한 영향을 끼쳤던 사건이었다.


경제적 측면으로써
프랑스 5월 운동


68혁명은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여자 기숙사 출입을 허가하라는 학생시위에서 시작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학생들은 ‘섹스를 허가하라’는 발칙한 구호로 시작해서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들이 한꺼번에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이 시위는 전국 각지까지 번졌고,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이나 다른 유럽지역까지 진행되었다(쿠바, 일본, 파키스탄 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방글라데시는 이 때의 운동으로 파키스탄으로부터 분리·독립하였다). 이러한 성격은 특히 프랑스에서 문화운동의 형태를 띠었고 그러한 영향은 아직도 프랑스 내에 존재한다고 한다. 때문에 68운동은 흔히 문화적 성격이나, 베트남 전쟁 반대와 같은 정치적 성격에 강조되어 왔다. 하지만 68운동은 단순히 문화적인 영향만 끼쳤던 것은 아니었다.

도민영, 「68운동의 경제적 영향: 프랑스 5월 운동을 중심으로」, 『경제사학』, 57, 2014.는 흔히 정치적·문화적으로만 여겨지는 68년에 일어났던 프랑스 5월 운동의 경제적 측면을 고찰한다. 이때 저자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경제적 변화에 대해서 고찰하는데, 특히 세가지 영역에 대해서 다룬다. 첫째는 화폐·금융 영역에서의 변화이고 둘째로 실물부문에서의 변화를 다루고 마지막으로 노동정책에서의 변화를 다룬다. 또한 이들 변화가 1968년 5월 운동에서 비롯된 변화인지를 간단한 계량경제모형을 통해서 논증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May_1968_events_in_France


경제적 측면(1)
화폐·금융 부문의 변화


프랑스에서의 5월 운동은 전국적인 노동자 파업을 함께 하였고, 프랑화에 대한 불안이 국제적으로 고조되었다. 때문에 구미 각국에서 프랑화에 대한 교환을 거부하였고, 고정환율제였음에도 불구하고 10% 이상 할인하여 거래되었다. 프랑화에 대한 평가절하가 일어난 것이다. 당시 프랑스는 준비금이 충분했고 상당한 강국으로 대외적으로 인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대외 지위 약화 문제가 불거졌다. 프랑스의 경상수지는 악화되었고, 이는 특히 프랑스에 대한 대외적인 신뢰도 하락 때문이었다. 프랑스에 대한 여러 부정적 전망의 확산은 민간에 있어서 자본유출 역시 발생되었다.

프랑스 정부는 경상수지 악화와 단기적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서 프랑화 가치 방어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준비금 희생이 발생하였다. 또한 준비금 감소는 프랑스 정부의 긴축정책을 이끌었다. 그러나 결국 1969년 8월 프랑화는 12.5%의 평가절하를 단행하였다. 저자에 따르면,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지스카르 데스뎅은 프랑스 외환보유고의 지속적 감소 때문에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1969년 말 파산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또한 이때 고정환율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각국의 자본통제와 고정환율제를 합의했던 브레튼우즈 체제가 1971년 미국의 달러-금 태환을 불허하면서 붕괴했던 것을 염두할 때 이러한 당시의 상황은 시사적이다.


경제적 측면(2)
실물부문의 변화


프랑스 5월 운동은 단순히 학생들의 시위로 국한되었던 것이 전혀 아니었다. 이는 당시 노동자들의 대대적인 파업을 동반하였고, 노동손실일수 역시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 시기 프랑스의 생산은 현저하게 줄었다. 산업생산지수는 약 10%가량 하락하였고, GDP는 약 7%하락을 동반하였다. 비에서 위축도 뚜렷하였다. 산업생산품에 대한 가계소비는 1980년을 100으로 보았을 때, 1968년 5월 이전 57.4였으나 5월 이후 48.9로 하락하였다. 그러나 경기침체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파업 노동자들은 파업 이후 신속히 생산활동에 복귀하였고, 생산은 금세 증대되었다. 생산성 역시 조속히 당초의 수준을 회복하였다. 가계소비 역시 예전의 수준을 회복하였고 오히려 그 이상으로 상승하였다.


경제적 측면(3)
노동정책의 변화


5월 운동은 전방위적인 개혁조치로 이어졌다. 1968년 5월 27일 그르넬 협약은 그 시작이었다. 그르넬 협약은 최저임금과 노동자 임금, 노동시간 단축, 연금수령 조건 완화, 가족수당과 노인수당의 상향, 노동조합의 권리신장 등 전반적인 노동조건에 대한 개선을 목표로 하였다. 6월 총선 이후에는 의료보험액과 소득세 감면, 기업 내 노조의 활동 보장, 노동조합의 지부설립과 단체교섭 요건의 완화, 노동자 대표의 경영 이사회 참여 등이 법제화되는 성과가 있었다.

프랑스 5월 운동은 전반적으로 노동비용의 증가로 나타났다. 특히 임금뿐 아니라 전반적인 노동자 고용에 필요한 제반비용의 증가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사회보장비용이나 피용자를 위한 후생비용, 직업훈련비용 등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물가인상이 관측되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1968년 5월에 급격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임금상승은 1970년 초반까지 나타났다. 노동조합 가입률 증가도 이무렵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 노동조합 가입률은 1970년대 후반 급격한 하락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1968년 이후의 복잡한 프랑스 국내정치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을 필요로 할 것이다.


5월 운동은 내생적인가 외생적인가
계량경제학적 해석과 그 오류


저자(도민영, 2014)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질문을 한다. “5월 운동은 외생적인가, 내생적인가. 즉, 5월 운동은 문제를 야기한 선행사건인가 혹은 문제에 부속되어 일어난 후행적인 사건인가.”

이를 분석하기 위해 저자는 간단한 회귀분석 방정식을 세운다. 

이러한 회귀방정식은 하나의 더미변수(더미변수란 0과 1로 구성된 질적 변수로, 여기서는 5월 운동의 존재를 1, 그렇지 않은 경우를 0으로 한다)를 포함한 무엇보다 간단한 형태이다. 저자는 여기서 더미변수 프랑스 5월 운동의 계수(γ)가 크고 유의하면, 이를 프랑스 5월 운동이 외생적 사건이라고 해석한다. 또한 저자는 당시의 상황이 자연실험과 유사한 상황에서의 발발이므로 이 통계적 추론이 맞다고 주장한다.

물론 엄밀하게 말해서 저자의 해석은 잘못된 것이다. 첫째로 인과를 해석함에 있어서 자연실험 상태와 유사한 지를 중요하게 보는 견해가 존재하지만, 원칙적으로 본 상황은 저자의 견해와는 달리 자연실험과 유사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으며 사실 이것은 저자의 해석이 타당한지를 판단하는 핵심적인 문제가 아니다. 사실 거시시계열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자연실험과 유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그는 현실경제의 세계 자체가 자연실험과 유사한 현장이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위 회귀방정식의 분석결과 더미변수의 계수값이 통제변수에 비해서 크고 유의하기 때문에 프랑스 5월 운동이 외생적 사건이라고 논증한다. 하지만 위의 회귀방정식은 그저 설명변수가 피설명변수에 대한 일정한 관계(상관관계 내지는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여기서 설명변수(즉, 더미변수 5월 운동과 각종 통제변수들)는 설명변수들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저자는 이를 근거로 프랑스 5월 운동이 외생적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저자가 사용한 선형회귀분석(ordinary linear least square; OLS)이 ‘정의상(by definition)’ 설명변수들 간에 상관관계가 없어야 하기 때문(exogeneity assumption)이지, 프랑스 5월 운동이 내생적인지 외생적인지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저자는 이 가정에 위배될 수 있을 가능성(endogeneity problem)을 언급하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검정(post-estimation test)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부분의 거시변수들이 일반적으로 서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염두할 때 이 가정이 충족되지 않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저자의 간단한 회귀방정식을 역사분석에 적용하는 방법은 인상적이다. 경제학의 통계적 발전은 상당하다. 한편 이러한 계량경제학적 방법론이 다른 사회과학 내에서는 별로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계량경제학은 무엇보다 단순히 시계열 데이터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서 변수 간 인과를 추론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한다. 때문에 저자의 시도가 인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시도는 계량경제학을 역사를 분석하는 데 이용하는 계량경제사(cliometrics)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회귀방정식을 사용하면서 그 해석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해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함께 읽으면 좋을 논문
「노동조합과 노동수요탄력성:  노조기업과  비노조기업에  대한  실증분석」, 남성일, 『노동경제논집』, 34, 2011

「68운동이 프랑스 연극에 끼친 영향: 태양 극단, 아쿠아리움 극단 및 누벨 아비뇽 극단을 중심으로」, 임재일, 프랑스문화예술학회, 『프랑스문화예술연구』57, 2016. 8.
 

박알림 리뷰어  allimpp@gmail.com

<저작권자 © 리뷰 아카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알림 리뷰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210, 1층  |  대표전화 : 031)955-8898  |  팩스 : 031)955-2557
사업자번호 : 141-81-14390   |  등록일 : 2009.02.01   |  발행인 : 강성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민
Copyright © 2018 리뷰 아카이브.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