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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가 안고 있는 윤리적 문제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한 선결 과제
권성수 리뷰어 | 승인 2016.10.05 11:57

유전자 조작기술은 유용한 특정 DNA를 추출해 다른 생명체에 인위적으로 주입하여 이로운 성질이 드러나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생산된 동식물 및 미생물을 이용한 식품을 유전자재조합식품(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라고 한다. 생명공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유전자 조작기술은 과일, 채소, 곡물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생산물과 더불어 다양한 식품 원료로도 이용되고 있다.

GMO를 둘러싼 논쟁은 다소 첨예하다. 유전공학기술의 편익에 주목하는 이들은 농업에 유전공학기술을 접목시키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력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고 여긴다. 또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지구 온난화에 대비해 작물을 보호할 수 있으며, 식량위기를 극복할 대안에 대해 얘기하기도 한다. GMO를 ‘적은 노동량’과 ‘생산비용’으로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특정 영양성분의 강화를 통해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농약사용의 감소를 통해 환경문제까지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녹색혁명으로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GMO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은 유전자조작 기술이 인류의 건강뿐 아니라 농업과 생태계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GMO를 파괴의 씨앗으로 간주한다. 이들은 GMO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예측불허의 위험을 잠재하고 있다며 염려한다.

해마다 약 100여만 톤의 GMO작물을 수입하고 있으며, GM 농산물 재배국을 제외한 수입국 가운데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GMO를 둘러싼 문제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종원 한일장신대 교수의 「GMO의 윤리적 문제」(『철학탐구』, 2014년 11월)에서는 GMO가 미치는 인체 안전성 문제, 농업 및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GMO기술의 특허와 관련된 지적 재산권 문제 등의 윤리적 논점들을 살펴보면서 보다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한 해결과제들을 고찰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기술은
우리에게 유용할까?


저자는 우선 유전자 조작기술이 어떻게 유용한지 실제 적용사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내성 작물 생산이다. GMO기술의 적용으로 제초제에 강한 내성을 지닌 작물을 개발할 수 있다. 1995년 몬산토는 라운드업레디 콩을 개발했는데,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성분인 글리포세이트는 기존의 콩에는 피해를 입혔지만, 유전자가 조작된 콩은 제초제에 강한 내성을 지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또한 이 덕분에 콩 생산량은 획기적으로 증대될 수 있었다.

또한 유전자 조작기술을 통해 영양성분이 개량된 고단백, 고비타민 성분의 품종을 생산할 수 있다. 가령 비타민A를 합성하는 능력을 가진 수선화의 유전자와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합해 개발한 ‘황금쌀’은 비타민A의 함량이 높아 제3세계 국가에 유용하다. UNICEF에 따르면, 비타민A의 결핍은 설사와 홍역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러한 영양 강화를 통해 2백만 명의 유아들을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GMO는 식량문제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해마다 1800만 명이 기아로 사망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생산되는 식량보다 약 50%가 더 증산되어야 세계 인구를 영양 결핍과 기아에서 구할 수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GM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를 조사한 결과, 제초제 저항성이나 해충 저항성을 이용한 GM작물 재배농가가 일반 작물 재배농가보다 더 높은 수확량을 나타낸 것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저자는 GMO가 전세계의 빈곤과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효과적인 방편이 될지는 몰라도 유일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본다. 인구의 증가에 따른 식량부족은 근본적으로 분배적 정의와 연관된 문제이지 생산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장 지글러는 육식중심의 식문화를 버리고, 절제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현재 생산되는 식량은 약 120억 인구를 먹이기에 충분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GMO가 안고 있는
윤리적 문제


저자는 논문 제목이 나타내듯 GMO가 안고 있는 윤리적 문제를 검토한다. 제일 먼저 지적되는 것은 인체에 대한 안전성 문제이다. 저자는 GMO가 인간 신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다양한 실험보고와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가령 1997년 유전자조작 감자를 먹인 쥐에 대한 푸스타이 박사의 실험은 GMO의 위해성에 관한 대중적 논쟁과 사회적 논란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푸스타이 박사는 유전자조작 감자가 보통 감자와는 화학 구조에서 심한 차이를 보였고, 쥐의 위벽과 면역 체계에 손상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GM 옥수수를 먹은 쥐가 대조군에 비해 높은 조기 사망률 및 종양의 가능성에 노출된 것, 유전자변형 작물에 삽입된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분해되지 않아 소장 내 세균이나 병원성 세균에 전달될 개연성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농업 생태계를 교란시킬 가능성을 언급한다. 논문에 소개된 연구들에 따르면, 바이러스 저항을 위해 조작된 유전자 조작 식물에서, 유전자 조합 벡터(매개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품종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RNA바이러스와 유전자 조작 작물 안의 바이러스 RNA사이의 재조합이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새로운 병원체를 산출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제초제 내성 GMO를 심으면 내성을 지닌 GMO만 남고 이들 잡초를 제거하려면 더욱 강력한 농약을 뿌려야만 하기에 악순환에 봉착하게 된다. GMO가 미치는 생태적인 영향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의 과학 지식으로는 이러한 생태계의 결과를 예측하기란 실제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사회 불평등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GMO와 연관된 상업자본은 복잡한 구조로 얽혀있다. 다국적 곡물 회사들, 종자를 공급하는 종자기업, 화학비료와 농약을 생산하는 농화학 기업, 축산에 필요한 사료를 생산하는 사료기업, 최종적으로 식품을 만드는 식품기업 등 식품사슬에는 농업관련 산업자본이 뿌리깊게 개입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식품사슬이 소수의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독점되고 있으며, 독점화 경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다국적 농업자본은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누리는 반면, 그로 인한 위험성은 고스란히 사회 전체, 지구 전체가 부담하게 되며, 저개발국가는 독점 기업에 종속되어 가난이 되풀이 되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의 권리


저자는 GMO의 특징 중 하나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꼽는다. 생산자는 생산 작물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나, 소비자는 생산 작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없거나 알려고 해도 잘 알 수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GMO 개발자인 기업과 이를 지원하고 승인하는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GMO에 대한 표시제는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정책이다.

유럽은 이력 추적제를 활용해 최종생산물에 재조합유전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제조과정 중에 포함된다면 표시하는 과정기반 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이와 달리 분야별 GMO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GMO에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품목의 농산물이나 그것을 원료로 한 식품에 대해서만 표시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유럽의 경우, 제품에 GMO성분이 없다는 표시를 하려면 비의도적 혼입률이 0.9% 이하여야 하나, 한국은 3%이하로 혼입된 경우 표시의무를 면제하고 있다. 이 또한 예외조항이 너무 많아 법적으로는 아무 제재가 없다고 한다.

“GMO 표시는 소비자가 자신이 선택할 식품을 제대로 알고 바람직한 선택을 위한 당연한 권리이다. 따라서 표시의 중요한 기준은 원료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하지만 현행 표시 기준은 최종상품인 식품에 GMO유전자 또는 GMO임을 알 수 있는 단백질이 남아 있어야만 표시한다. 이것은 표시제도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GMO 표시제 개정안이 속히 시행되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264쪽)

논문에서 저자는 GMO가 미치는 인체 안전성 문제, 그리고 농업 및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다국적 기업의 GMO 특허기술을 이익증대를 위한 도구로 삼는 문제점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현행 GMO표시제의 문제점에 대해 고찰한다. 대개의 과학기술이 그렇듯 GMO기술 자체는 옳고 그름의 가치를 내재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인간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 식량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공학기술일 것이다. 저자는 논문에서 이러한 선용되어야 할 측면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경계해야 할 요소들을 잘 분류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GMO는 해롭다는 주장으로 그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 전 엄격한 테스트의 필요, GMO 생산 기업의 안전 입증 책임 및 엄격한 표시제 요구, 국제기구를 통한 독점의 횡포 규제 등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한 선결과제를 정립한다.

*함께 읽으면 좋을 논문
「통상정책과 GMO표시제도에 관한 연구」, 박성용 김석철, 한국무역학회, 『무역학회지』37(1), 2012. 2

「대전지역 소비자들의 유전자재조합식품에 대한 인식, 지식 및 구매태도」, 최고은, 이준호, 한국생활과학회, 『한국생활과학회지』24(3), 2015. 6
  

권성수 리뷰어  nilni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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